4월초에 강청비누로 머리감아도 되는지 문의글 올렸다가 사장님의 확답을 받고 바로 주방비누로 머리를 감기 시작했습니다. 

제머리는 두피에는 가려움증과 가끔 뾰루지가 출몰, 모발은 남편이 자르지못하게 해서 등까지 오는 건조해서 푸석푸석한 건성모발입니다.
첫날, 물에 적신 머리에 비누를 직접 서너번 문지르니 거품이 정말 풍성하게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손가락으로 두피세정도 풍성한 거품으로 손쉬워서 수많은 블로거들이 비누로 머리감기 힘들다던데 난 비누체질인건가 하면서 뿌듯해했죠. 그러나, 역시 헹구는 순간 저의 머리카락은 모두 하나가 되었어요.  겨우 헹구고 말렸지만 머리카락은 손가락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뻣뻣 끈적하였답니다.ㅠㅠ 혹시 에센스를 바르면 좀 나으려나 하고 발랐더니 뻣뻣 끈적에 기름지기까지. 오히려 악화였지요.
두번째 날도 세번째 날도, 제 상한 머리카락은 일명 비누때를 흡수하여서인지 마치 박물관 원시인 머리 비쥬얼이었어요.
그럼에도 포기할수 없었던 이유는 왠지 덜빠지는거 같은 머리카락과 두피 뾰루지가 새로 생기지 않는다는것이었죠. 머리카락은 개판이되었지만 두피는 너무 편안했다는거죠.
도저히 안되서 구연산 희석액을 사용했더니 신세계가 펼쳐졌어요. 거의 샴푸 린스 한거의 80프로 정도의 머릿결을 가질수 있어요. 구연산 액이 닿는순간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집니다.
좀 귀찮고 머리카락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안나니 남편이 섭섭해 하지만 계속해어 샴푸를 멀리 해야하는 확실한 이유도 있어요. 5월 5일 어린이날, 그리고 어제 석가탄신일 온가족이 두번에 걸쳐 원터파크를 갔고, 짐챙겨가기 귀찮아하는 저는 샤워용품 암거두 안가져가서 비치되어있는 정체모를 샴푸로 머리감았더라죠. 오랜만에 삼푸로 감았더니 머리카락이 샴푸발받아 찰랑찰랑 실크같아 나의 머릿결에 도취될정도였어요. 하지만 두번다 밤새도록 두피가려움으로 긁고 머리속 뾰루지도 다시 났어요.
요새는 구연산액 헴굼도 가끔 빼먹는데도 머리카락이 말리면 말총같아요.  머리카락이 좀 회복한건지 모르겠지만 초창기 떡짐과 끈적거림, 원시인 비쥬얼은 안녕입니다.
한달 반이상 워터파크 두번과 가끔 건너뛴날 외에는 계속 비누로 머리감은 총평을 얘기하자면,
1.우선 풍부하게 거품내면 감을때 빠지는 머리카락 수는 현저히 줄고, 드라이기로 말릴때 빠지는 머리카락 수는 비슷합니다. 머리카락이 코팅되지 않아 수분을 흡수해서 그런지 말리는 시간이 배가 걸린다는 단점은 있지만요.  머리카락이 길어서 얼만큼 빠지는지 너무 잘알수있어요. 뭉치면 부피가 확차이나거든요.
2.물닿는 순간 뻣뻣 일체화됨에도 불구하고 잔헹군다면, 두피가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두피 개기름이 줄어 매일 머리를 감아야할까 건너뛸까 고민하게 됩니다.
3.초기 떡짐 끈적거림때문에 등가운데 정도까지 상한 머리카락을 잘라냈습니다. 잘라내도 다시 머리카락 갈라짐이나 끊어짐이 시작될텐데 아직 저의 머리카락 끝이 아무 조짐이 안보인다는거죠. 이건 시간이 좀더 지나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추가적인 머리카락 손상이 적은거 같아요.
4.인터넷에 나오는 발모나 머리카락 굵어짐은 잘모르겠어요. 원래 잔머리가 많았고 머리카락이 샴푸처럼 찰랑찰랑 흐느적이 아니고 말총느낌이 되니 굵어지는 느낌적인 느낌인거 같아서요.  머리카락 숨이 안죽으니 두피쪽 머리카락이 눕지않고 좀 서있는 느낌? 두피쪽 약간의 볼륨은 덤입니다.
5. 긴머리 비누로 머리감으시려면 구연산 희석액 무조건 쓰세요. 좀 적응하고 나니 구연산 안써도 될것같은 희망도 듭니다.
6. 샤워도 해봤는데요, 글리세린 들었다고 암거두 안바르면 당연히 건조합니다. 근데 세타필 크림 바르던 몸이 세타필 로션으로 감당될 정도네요. 물론 이건 계절탓도 있는거 같아 겨울되어봐야 확실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촉촉하다던 시중바디클렌져 쓰고 촉촉 매끈은 한데 몸이 간지러웠던 이상한 경험은 없어요. 기존 쓰고있던 좋다는 닥터브로너스 건성용보다는 좀 건조함이 느껴젔는데 남편이 쓰는 지성용보다 살짝 덜건조하네요.

세탁세제는 정말정말 대만족이예요. 구연산수에 에센셜오일 한방울 섞어주면 햇빛에 바짝마른 빨래냄새가 나요. 그런 향수도 나오는거 아시죠? 정말 코박고 킁킁입니다. 가족들도 빨래냄새 너무좋다고 해요.
분말세제가 너무입자가 고와 가끔 기침나는거만 빼면 완벽합니다.  한때 써봤지만 사악한 가격에 추가주문할수 없었던 마르세유 비누중 세탁세제는 꼭 작은 대패로 밀어논거처럼 생겼었는데 용랑에 비해 아무래도 부피가 컸었죠. 강청세제를 살포시 사용하는걸로.

P.s. 초록**에서 세일하길래 무지하게 사재기했답니다. Em이라 좋을거 같긴 한데 아주 신선한? 아이들이더라고요.  알레포 비누나 마르세유 비누는 오래된게 좋다하고 천연비누라고 판매하는 것들은 산패될수 있으니 자체 숙성 기간 지나면 빨리 쓰라고 하는데 강청비누도 오래된 것이 샴푸대용 쓰기에 좋다고 안내받았어요.  오래될수록 가성소다부분에서 좋아지는건 알겠는데 비누산패는 일반 수제천연비누에만 해당되는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