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녹색 도전 


"양돈분뇨 조금도 버릴게 없다"…국내첫 무방류 처리공장 가동 


"돼지 분뇨도 이제는 버릴 것이 없습니다. 친환경 처리로 수분은 마실 수 있는 수준까지 정화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부가 수입까지 올리고 있습니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에 자리잡은 (주)삼올. 그리 크지 않은 공장이지만 이곳에서 한진해운(회장 최은영)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양돈 분뇨의 무방류 기술을 갖춘 삼올 공장을 준공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 가동했다. 

삼올은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이 지분을 인수해 새로운 계열사로 추가한 양돈 분뇨 처리 업체.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개발한 혐기성 처리 기법의 국내 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혐기성 처리란 분뇨, 침전물 등을 산소가 유입되지 않는 상태에서 분해해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한진해운이 주목한 것은 바로 삼올의 친환경 기술이다. 삼올은 공장 옆 8700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는 진영축산에서 발생하는 하루 50t 분뇨를 처리하면서 자체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분뇨 처리 과정은 간단하다. 축사에서 전달된 분뇨는 먼저 고액분리기를 통해 수분과 건더기로 구분된다. 

건더기는 축사로 다시 보내져 퇴비로 활용한다. 수분은 혐기 발효조에서 40일가량 발효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열에너지로 교환시킨다. 


일반적인 양돈 분뇨 처리 업체들이 메탄가스를 전기로 활용하지만 삼올은 열에너지로 변환해 증폭시켜 수분을 정화시킨다. 2급수 수준까지 정화된 수분은 다시 축사의 세척수 등으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남는 폐열은 50~60% 정도. 삼올은 이 폐열을 활용하기 위해 비료건조동을 세웠다. 폐열은 열원으로 재활용돼 각종 폐기물을 건조시켜 비료 원료를 생산한다. 

열에너지를 부가적으로 활용하는 이 과정은 삼올이 올리는 수익 중 90%를 차지하고 있다. 

김부연 삼올 대표는 "메탄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보다 폐열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며 "여기서 발생하는 폐열은 지역난방으로 주변 116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분뇨를 방류하지 않고 모두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축산 분뇨는 전체 폐수의 0.6%에 불과하지만 실제 수질오염 기여도는 25%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오염원이다. 

현재 국내 양돈 축사에서 배출되는 분뇨는 연간 3500만t 정도로 이 중 275만t가량이 해양에 버려진다. 

한진해운은 이번 상용화 공장 준공을 계기로 해양 투기로 인한 해양환경 오염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시설 보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부터는 런던협약이 발효되면서 국내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되기 때문에 국내 최초 무방류 공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삼올의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여 추가 공장 설립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분석에 따르면 국내 축산 분뇨를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 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대체에너지는 연간 약 36만TOE. 

이는 원유 273만배럴에 해당하는 것으로 수입 비용으로 환산하면 2500억원가량에 해당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국내 최초 무방류 공장 준공을 계기로 수질오염 방지는 물론 대체에너지 활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09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