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식기 세척제 안정성 논란


속칭‘양잿물’의 주된 성분인 수산화나트륨(NaOH)이 함유된 세제로 급식용 식판을 세척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와 세척제에 대한 안전성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제기된 곳이 초중고 학생들의 급식현장이라고 하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대다수 학교들이 수산화나트륨이 함유된 세제로 급식용 식판을 세척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김춘진 의원이 22일 전국 500개 학교를 샘플 조사한‘학교급식 식기 세척제 현황’자료 결과, 도내 조사대상 32개 학교 중 87.5% 달하는 28개 학교에서 수산화나트륨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지역 학교들의 100%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수산화나트륨은 종이와 직물, 합성세제, 비누, 도금, 대기오염 방지시설의 아황산가스 중화용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사용과 취급상 각별한 주의를 요망하는 유독성 물질이다. 흡입 시에는 화상이나 호흡 곤란과 설사 등을 일으키고, 피부나 눈에 접촉하게 되면 화상이나 실명될 수 있으며, 섭취 시에는 화상과 혼수상태 등을 일으키는 유독물질이다.

이처럼 위험한 수산화나트륨이 급식용 식기 세척기에 활용된 것은 보건복지부의‘위생용품의 규격 및 기준’고시(제2008-17호)의 애매한 사용 규정 탓이라고 한다. 과실용 세척제(1종), 식기류용 세척제(자동식기 세척기용 또는 산업용 식기류 포함, 2종), 식품의 가공기구ㆍ조리기구용 세척제(3종) 모두에 수산화나트륨이 원료로 포함돼 있고, 단지“2ㆍ3종 세척제를 사용한 후에는 조리기구 등에 세척제가 잔류하지 않도록 음용에 적합한 물로 씻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을 뿐이어서 학교현장에서까지 무심코 사용해왔던 것이다.

유해물질은 극소량이라도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김춘진 의원도 “친환경 세척제를 사용하는 학교가 90%에 달하고 있으나 수산화나트륨이 포함된 세척제가 상당수여서 학교급식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교급식 지침에 급식 세척제에 관한 세부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되는 이유다.

학교급식에서 친환경 급식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안전한 급식’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 아무리 좋은 조리법을 활용한다 해도‘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헛 염불일 뿐이다. 교육 당국은 위생적이고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학교 현장의 식기 세척제 사용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해물질이 포함된 세제가 사용되지 않도록 세부지침을 만들어야만 한다. 안전한 학교 급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출처 - 2011년 08월 23일 (화) 22:16:37 새전북신문 APSUN@sjbnews.com>